의료기기 등급 확인 방법 — 수입 전에 신고·인증·허가 중 무엇을 받아야 하나


의료기기를 처음 수입하는 실무자를 위한 글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의료기기 수입 절차는 제품의 등급에서 갈립니다. 1등급은 수입신고, 2등급은 수입인증, 3·4등급은 수입허가를 받아야 하고, 그 전에 회사가 수입업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등급은 식약처 고시 품목표에서 확인하고, 애매하면 식약처에 해당 여부 검토를 신청하면 10일 안에 답을 받습니다.
지난 9월 15일 공포된 의료기기법 개정(법률 제21949호)으로, 식약처가 관세청에 의료기기 수입신고 내역을 요청해 허가·인증·신고 없이 들여온 물건을 조사할 수 있는 조항(제32조의3)이 공포 당일부터 시행됐습니다. 등급을 잘못 봐서 요건 없이 통관한 건이 세관 데이터로 바로 드러나는 구조가 된 만큼, 첫 단추인 등급 확인부터 순서대로 짚어 드립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해외 전시회에서 가정용 혈압계·체온계 같은 헬스케어 기기를 계약했는데, 포워더가 "표준통관예정보고 번호 있으세요?"라고 물어 그 자리에서 멈춘 경우
마사지기·피부관리기를 공산품으로 보고 전기용품 KC만 준비했는데, 카탈로그에 '통증 완화' 문구가 있어 세관에서 의료기기 해당 여부를 확인해 오라고 한 경우
제조사가 "CE·FDA 있으니 문제없다"고 해서 선적했는데, 국내 허가는 별개라는 걸 보세창고에 물건이 들어온 뒤에 알게 된 경우
세 경우 모두 출발점은 같습니다. 내 물건이 의료기기인지, 그렇다면 몇 등급인지입니다. 이 두 가지가 정해져야 어느 기관에 무엇을 신청할지가 정해집니다.
내 물건이 의료기기인지, 몇 등급인지 판단하기
의료기기법 제2조는 사람이나 동물에게 사용되는 기구·기계·장치·재료·소프트웨어 등으로서 다음 중 하나의 목적을 가진 제품을 의료기기로 정의합니다.
질병을 진단·치료·경감·처치 또는 예방할 목적
상해 또는 장애를 진단·치료·경감 또는 보정할 목적
구조 또는 기능을 검사·대체 또는 변형할 목적
임신을 조절할 목적
의약품·의약외품(약사법)과 장애인보조기구 중 의지·보조기는 제외됩니다. 핵심은 '사용 목적'입니다. 같은 마사지기라도 '피로 회복'이면 공산품으로 볼 여지가 있지만, '근육통 완화·치료'를 표방하면 의료기기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제품 설명서·카탈로그·홈페이지 문구가 그대로 판단 근거가 됩니다.
등급 기준(의료기기법 시행규칙 별표 1)은 잠재적 위해성에 따라 1등급(거의 없음)·2등급(낮음)·3등급(중증도)·4등급(고도)으로 나뉩니다. 판단 요소는 인체와 접촉하는 기간, 침습의 정도, 약품이나 에너지를 환자에게 전달하는지, 생물학적 영향을 미치는지 네 가지이고, 두 등급에 걸치면 높은 등급으로 분류됩니다.
등급 확인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의료기기 품목 및 품목별 등급에 관한 규정」(식약처 고시, 2026년 3월 9일 최근 개정) 별표 1 품목표에서 품목명·분류번호·등급을 찾습니다. 품목 정의 문장이 내 제품의 사용 목적과 맞는지 함께 봅니다.
의료기기전자민원창구(emedi.mfds.go.kr)의 '품목/제품 허가(신고)사항'에서 같은 품목으로 이미 허가·인증·신고된 제품을 검색해 등급과 품목명을 대조합니다. 경쟁사 제품이 몇 등급으로 들어와 있는지 보면 가장 빠릅니다.
그래도 애매하면 고시 제4조에 따라 식약처에 '의료기기 해당 여부 검토'를 신청합니다. 사용 목적, 형상·구조·원자재·성능·사용방법, 작용 원리·규격 자료를 내면 10일 이내에 결과를 통보받습니다. 올해 12월 10일 시행되는 개정법(법률 제21775호)은 '의료기기 해당 여부 및 등급분류'를 사전검토 대상으로 법에 명시했습니다.
HS코드와의 관계도 짚어 둡니다. 관세율표의 '의료용 기기'(제9018호 등)와 의료기기법상 의료기기는 별개의 판단입니다. 관세율표에서 의료용 기기로 분류돼도 의료기기법상 의료기기가 아닐 수 있고, 그 반대도 있습니다. 다만 HS코드가 세관장확인 대상에 걸리면 수입신고 때 표준통관예정보고 접수필증 번호가 없으면 신고가 진행되지 않습니다.
요건 지도 — 어느 기관에 무엇을 받아야 하나
회사 자격: 의료기기의 수입을 업으로 하려면 식약처의 수입업 허가가 필요합니다(의료기기법 제15조 제1항). 수입업 허가는 품목 허가·인증·신고 1건 이상과 함께 신청해야 합니다(같은 조 제3항). 회사 허가만 먼저 받아 둘 수는 없습니다.
품목별 요건(의료기기법 제15조 제2항):
1등급 → 수입신고. 의료기기전자민원창구의 '1등급 의료기기 민원'으로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에 신고하면 즉시 수리됩니다.
2등급 → 수입인증. 식약처가 지정한 기술문서심사기관(KTL·KTR·KTC 등)에 기술문서 심사를 받아 적합통지를 받은 뒤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에 인증을 신청합니다.
3·4등급 → 수입허가. 식약처 의료기기허가과가 기술문서와 필요 시 임상시험자료를 심사합니다.
예외: 1·2등급이라도 이미 허가·인증·신고된 제품과 구조·원리·성능·사용목적·사용방법이 본질적으로 동등하지 않거나 임상시험자료가 필요한 경우, 소분류가 고시되지 않은 경우, 유헬스케어 의료기기, 의약품·의약외품과 조합된 제품 등은 '허가' 대상입니다(시행규칙 제4조).
품질 체계: 수입업 허가와 품목 허가·인증을 받으려면 제조 및 품질관리체계 적합성인정(GMP)을 받아야 합니다(의료기기법 제28조, 2026년 7월 1일 시행 개정법 기준 유효기간 3년). 2·3·4등급은 필수이고, 1등급은 GMP 심사가 면제되어 업체 자율 관리로 운영됩니다.
통관 요건: 실제 물건이 들어올 때는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에 표준통관예정보고를 하고, 접수필증 번호를 수입신고서에 적어야 세관장확인(관세법 제226조)이 통과됩니다. 의료기기법상 수입허가자와 수입신고서의 수입자 명의가 반드시 일치해야 합니다.
면제 경로: 자가사용·연구·임상시험용 등은 「의료기기 수입요건확인 면제 등에 관한 규정」(2026년 3월 31일 개정)에 따라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 또는 협회의 요건면제확인 추천서로 통관할 수 있습니다. 판매는 할 수 없습니다.
별도 확인: 블루투스·와이파이 같은 무선 기능이 있으면 전파법 적합성평가 대상 여부를 국립전파연구원에서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전기·전자파 안전은 의료기기 공통기준규격으로 시험합니다.

절차·서류·기간·비용 — 7단계
1단계 ★ 등급·품목 확정. 고시 품목표 → 전자민원창구 기허가 검색 → 애매하면 해당 여부 검토 신청(10일 이내 회신). 여기서 등급이 틀리면 뒤의 모든 단계가 다시 시작됩니다.
2단계 ★ 해외 제조사 기술문서 확보. 사용 목적, 구조·원재료, 성능, 시험규격과 시험성적서(전기안전·전자파·생물학적 안전), 라벨·사용설명서, ISO 13485 인증서, 제조소 명칭·주소. 실무에서 가장 오래 걸리는 단계입니다.
3단계 GMP 적합성인정(2·3·4등급). 품질관리심사기관 심사 → 적합인정서(유효기간 3년). 해외 제조소 정보가 인증서와 다르면 여기서 막힙니다.
4단계 품목 신고·인증·허가. 1등급 신고는 즉시 수리. 2등급 인증은 기술문서심사기관 심사(전자민원 수수료 561,000원) → 적합통지 → 인증 신청. 3·4등급 허가는 기술문서 심사가 필요하고 임상자료가 없으면 65일, 임상자료가 필요하면 80일, 동일제품·수출용 등 심사가 불필요하면 10일 이내 처리(예비심사에서 자료 미비 시 5일 이내 보완).
허가 수수료(전자민원 기준). 제조·수입 허가 신청: 임상시험자료 검토 1,495,000원 / 기술문서 검토 719,000원 / 그 밖의 경우 158,000원. 기술문서 등 심사 신청: 임상시험자료 심사 1,338,000원 / 기술문서 심사 561,000원. 방문·우편 접수는 이보다 높습니다(근거: 의료기기법 제50조, 시행규칙 제65조).
5단계 수입업 허가. 품질책임자, 시설, 적합인정서를 갖추고 품목 건 1개 이상과 동시에 신청합니다.
6단계 ★ 선적·통관. 협회 표준통관예정보고 → 접수필증 번호 → 수입신고(세관장확인) → 수입허가자와 수입자 명의 일치 확인. 필증 번호 없이 신고서를 올리면 그 자리에서 멈춥니다.
7단계 사후관리. 수입 단위별 품질검사 후 출고, 기록 5년 보존(시행규칙 제33조), 한글 표시, 연간 수입실적 보고(전자무역문서로 표준통관예정보고를 한 경우 실적 보고 생략 가능).
등급 판단과 기술문서 목록까지가 애매하면 1~2단계에서 스카이 관세법인에 문의 주시는 것이 가장 싸게 끝나는 지점입니다. 선적 이후에 등급이 바뀌면 창고료와 반송비가 그대로 얹힙니다.
바로 쓰는 실물 — 제조사 요청 문구와 서류 체크표
1) 해외 제조사에 보내는 영문 요청 문구 (그대로 복사해 제품명만 바꾸시면 됩니다)
Subject: Documents required for Korean MFDS registration – [Product name / Model]
Dear [Name], To register the above product with the Korean Ministry of Food and Drug Safety (MFDS), we need: (1) the intended-use statement and a product description covering structure, materials and operating principle; (2) technical specifications and test reports (electrical safety, EMC, and biocompatibility where applicable) that state the standard number, version and the exact model tested; (3) a current ISO 13485 certificate and, if available, CE/FDA documents showing the assigned classification; (4) labeling, the IFU, and the manufacturer's legal name and address exactly as printed on the label. Please also confirm that the manufacturing site on the ISO 13485 certificate is the site that will produce our shipments. Best regards,
2) 서류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항목 체크표
제조사 법적 명칭·주소 — 라벨, ISO 13485 인증서, 인보이스에 같은 표기로
제조소 주소 — ISO 13485 인증서에 적힌 제조소와 실제 출하 제조소 일치
제품명·모델명 — 라벨, 시험성적서, 인보이스, 표준통관예정보고서 전부 동일
사용 목적 문구 — 국내 품목 정의와 맞는 표현인지(치료 표방 여부)
시험성적서 — 규격 번호·버전, 시험한 모델명, 발행기관·발행일·서명
인증서 — 발행기관, 발행일, 유효기간, 인증 범위에 해당 제품군 포함 여부
3) 모호한 표기 → 요구해야 할 구체 표기
"Massager for relaxation" → 통증 완화·치료를 표방하는지 여부를 문장으로 확정(의료기기 해당 여부가 갈립니다)
"Manufacturer: XYZ Group" → 법인 정식 명칭 + 제조소 전체 주소
"Test report: Passed" → 규격 번호와 버전, 시험 모델명, 발행일, 발행기관 서명이 있는 성적서 원본
"CE certified" → 인증서 사본 + 해당 제품의 분류(Class)와 인증 범위
자주 나는 반려·지연 사례
등급 오판형: 공산품으로 보고 전기용품 KC만 받아 선적했는데 세관장확인에서 의료기기로 걸려 반송 또는 장기 보세 장치
명의 불일치형: 의료기기법상 수입허가자와 수입신고서 수입자가 달라 통관 불허. 그룹 내 계열사 명의로 수입할 때 자주 발생
표기 불일치형: 제조사 명칭·주소가 인증서·라벨·인보이스마다 달라 표준통관예정보고가 반려
기술문서 보완 반복형: 시험한 모델과 수입 모델이 다르거나 규격이 구버전이라 심사 보완이 이어져 처리기간이 늘어나는 경우
해외 인증 맹신형: CE·FDA만 믿고 국내 허가 없이 선적 → 보세창고 장치 후 반송
유효기간 만료형: GMP 적합인정 유효기간(3년)이 지난 상태에서 선적
면제 오용형: 연구·전시용으로 요건면제 추천을 받아 들여온 뒤 판매. 개정법은 무허가 의료기기의 판매·임대 알선까지 금지합니다(제26조 제8항, 2027년 3월 16일 시행)
선적 전 체크리스트
의료기기 해당 여부와 등급을 고시 품목표·기허가 검색으로 확정했다(애매하면 식약처 검토 신청 완료)
수입업 허가증과 해당 품목의 허가·인증·신고증이 모두 우리 회사 명의로 발급돼 있다
GMP 적합인정서가 유효기간 안에 있고, 제조소 주소가 실제 출하 제조소와 같다
제조사 명칭·주소·모델명이 라벨·인증서·인보이스·B/L에서 동일하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표준통관예정보고 접수필증 번호를 확보했다
수입신고서 수입자 명의가 의료기기법상 수입허가자와 일치한다
한글 표시(용기·포장 기재사항) 라벨 계획이 있다
무선 기능이 있으면 전파법 적합성평가 대상 여부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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