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바이어가 '탄소배출량 자료' 달라고 합니다 — CBAM 본격 시행 첫해, 2027년 2월부터 인증서 비용 청구. 철강·알루미늄·볼트 수출 화주가 9월에 챙길 5가지


독일 거래처에서 이런 메일을 받은 화주가 올해 부쩍 늘었습니다. "2026년 1월 이후 선적분부터 제품별 내재 탄소배출량 데이터를 EU 양식으로 보내 달라. 없으면 기본값으로 신고할 수밖에 없고, 그만큼 비용이 올라간다." 볼트·너트, 알루미늄 압출재, 철강 구조물을 EU로 내보내는 회사라면 낯설지 않은 문장일 겁니다.
유럽연합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올해 1월 1일부터 '확정기간'에 들어갔습니다. 2023년 10월부터 이어진 전환기간에는 EU 수입자가 분기마다 배출량을 보고만 하면 됐지만, 이제는 배출량만큼 CBAM 인증서를 사서 제출해야 합니다. 실제로 돈이 오가는 첫 장면은 2027년 2월 1일 인증서 판매 개시이고, 첫 연간 신고 마감은 2027년 9월 30일입니다.
정부도 움직이고 있습니다. 어제(9월 2일) 중소벤처기업부·산업통상부·기후에너지환경부·관세청이 합동으로 올해 13번째 CBAM 설명회를 열었고, 탄소배출량 계측설비 구축과 검증비용을 지원하는 '중소기업 CBAM 대응 인프라 구축사업' 참여 기업을 9월 15일까지 모집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제도가 우리 수출 화주에게 실제로 어떤 일을 시키는지, 9월에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정리합니다.
돈은 EU 수입자가 내는데, 왜 우리 일이 되나
CBAM은 EU가 역내 기업에 물리는 탄소가격(EU 배출권거래제, ETS)을 수입품에도 똑같이 적용하는 제도입니다. 구조는 단순합니다. EU 수입자가 우리 제품을 들여오면, 그 제품을 만들면서 나온 탄소배출량(내재배출량) 1톤당 CBAM 인증서 1장을 사서 다음 해에 제출합니다. 인증서 가격은 EU ETS 배출권 가격에 연동됩니다.
의무자는 EU 수입자(승인 CBAM 신고인)입니다. 그런데 배출량 숫자를 아는 사람은 한국의 생산자뿐입니다. 수입자는 우리에게 사업장 단위 배출량 자료를 요구하고, 자료가 없으면 EU가 정한 '기본값'으로 신고해야 합니다. 기본값에는 할증이 붙어 실측값보다 대체로 높게 잡히기 때문에, 자료를 못 주는 공급자는 그만큼 비싼 공급자가 됩니다. 결국 인증서 비용은 단가 협상, 물량 배분, 거래 지속 여부로 우리에게 돌아옵니다.
2026년 현재 대상 품목(EU CN코드 기준)
철강 — 72류 대부분과 73류 일부. 강관(7304~7306), 관 연결구류(7307), 철강 구조물(7308), 볼트·너트·나사(7318), 기타 철강제품(7326) 등
알루미늄 — 76류. 판·박·봉·압출재·관·구조물과 기타 알루미늄 제품
시멘트, 비료, 수소, 전력 — 수소·전력은 50톤 면제도 없이 전량 대상
84류·85류 기계·전기제품은 아직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EU 집행위원회가 2025년 12월 엔진·냉장고·기계부품 등 하류제품 180개 품목을 2028년부터 추가하는 개정안을 냈고, 입법 절차가 진행 중입니다.
같은 '철제 부품'이라도 HS 6단위가 7318이면 대상, 8484(개스킷)이면 대상이 아닙니다. 품목분류가 곧 CBAM 대상 판정입니다.
2026년에 달라진 규칙 — '간소화'라지만 의무는 더 또렷해졌다
EU는 2025년 10월 CBAM 규정을 한 차례 손봤습니다(간소화 개정). 수출 화주 입장에서 알아야 할 변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연 50톤 면제 — EU 수입자 기준으로 한 해 수입한 CBAM 품목의 순중량 합계가 50톤 미만이면 의무가 면제됩니다(수소·전력 제외). 소규모 수입자 약 90%가 빠지지만, 배출량 기준으로는 99%가 여전히 대상입니다. 물량이 있는 거래는 그대로입니다.
승인 CBAM 신고인 의무 — 올해 1월 1일부터 승인 없이는 CBAM 품목을 EU 역내로 반출할 수 없습니다. 3월 31일까지 신청한 수입자는 심사 중에도 수입할 수 있게 경과 조치를 뒀습니다. 우리 바이어가 승인을 받았는지 확인해 두는 게 좋습니다.
인증서 판매 2027년 2월 1일 시작 — 2026년 수입분 인증서 가격은 2026년 EU ETS 가격의 분기 평균으로 정해지고, 그 뒤로는 주간 평균가가 적용됩니다.
분기 말 보유 의무 50% — 수입자는 매 분기 말 그해 누적 배출량의 50%에 해당하는 인증서를 계좌에 보유해야 합니다(당초 80%에서 완화).
첫 연간 신고 2027년 9월 30일 — 당초 5월 31일에서 넉 달 늦춰졌습니다.
무상할당 연동 — 2026년에는 배출량의 2.5%에 대해서만 인증서를 냅니다. 2027년 5%, 2028년 10%로 늘어 2034년 100%가 됩니다. 지금은 비용이 작아 보이지만 매년 커지는 구조입니다.
기본값 방식 — 실측 자료가 없으면 수출국별 평균 배출집약도에 할증을 얹은 기본값이 적용되고, 신뢰할 만한 국가 데이터가 없으면 배출집약도가 높은 국가들의 평균값이 쓰입니다.
제3국 사업장 등록 — 한국 생산자가 EU CBAM 등록부에 사업장을 직접 등록하고 검증된 배출량을 올려 두면, 여러 EU 수입자가 그 자료를 공유해 쓸 수 있습니다. 바이어마다 엑셀을 따로 보내는 수고를 줄이는 길입니다.

전환기간 때 보낸 엑셀, 그대로 쓰면 될까
안 됩니다. 전환기간 초기에는 각국 제도값이나 추정치도 허용됐지만, 확정기간부터는 EU 이행규정의 산정방법론으로 계산해야 하고, 실측값을 인정받으려면 EU가 인정하는 공인 검증기관의 검증이 붙어야 합니다. 검증이 없는 숫자는 기본값으로 대체됩니다.
직접배출 중심 — 철강·알루미늄·수소는 연료 연소와 공정에서 나오는 직접배출만 인증서 대상이고, 전력 사용에 따른 간접배출은 현재 제외됩니다. 시멘트·비료는 간접배출까지 포함합니다.
사업장 단위 → 제품 단위 — 산정은 사업장(installation) 단위로 하고, 이를 CN코드별 제품 1톤당 배출집약도(tCO2/톤)로 환산해 제출합니다.
원료(전구물질) 배출량 합산 — 볼트 제조사는 봉강·선재 공급사의 배출량 자료가 필요합니다. 국내 철강사 → 가공업체 → EU 바이어로 이어지는 '자료 체인'을 미리 만들어 두지 않으면 우리 공정만 계산해서는 숫자가 완성되지 않습니다.
국내 탄소가격 공제 — 국내 배출권거래제(K-ETS)에서 실제로 지불한 탄소가격은 증빙하면 공제받을 수 있지만, 무상으로 할당받은 배출권은 공제 대상이 아닙니다.
9월에 바로 할 5가지 — 대EU 수출 화주 체크리스트
1. 대상 판정 — 수출 품목의 HS 6단위(CN코드)로 CBAM 부속서 해당 여부를 확정합니다. 바이어별 연간 물량 50톤 기준도 확인하되, 바이어는 다른 공급사 물량과 합산하므로 우리 물량만 작다고 면제가 아닙니다.
2. 배출량 산정 체계 — 사업장 연료·전력·원료 데이터를 모으고 EU 방법론으로 계산해 제품별 배출집약도를 뽑습니다. 정부가 8월에 다섯 차례 진행한 실습교육과 현장 방문 컨설팅을 활용하면 첫 산정의 부담이 크게 줄어듭니다.
3. 검증·등록 — 검증기관을 정하고 일정을 잡습니다. 연말·연초에 검증 수요가 몰립니다. 필요하면 EU CBAM 등록부에 사업장을 등록해 자료를 한 번에 관리합니다.
4. 바이어 계약 정비 — 자료 제공 범위와 시점, 기본값 적용 시 비용 부담 주체, 인증서 비용의 가격 반영 방식을 계약서나 오퍼에 명시합니다. 바이어가 승인 CBAM 신고인인지도 이때 확인합니다.
5. 정부 지원 활용 — 중소기업 CBAM 대응 인프라 구축사업(계측설비·검증비용 지원)은 9월 15일 마감입니다. 기업 전용 상담창구(1551-3213)에서 현장 배출량 산정 컨설팅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자주 하는 오해 4가지
"비용은 EU 수입자가 내니까 자료만 주면 끝" — 기본값이 적용되는 순간 우리 제품은 경쟁사보다 비싼 제품이 됩니다. 실측 자료가 곧 가격 경쟁력입니다.
"우리는 소량이라 50톤 면제" — 면제는 수입자 단위 연간 합산 기준입니다. 우리 물량이 아니라 바이어의 총량으로 판단됩니다.
"올해 부담이 2.5%니 급하지 않다" — 산정·검증 체계를 갖추는 데 보통 1년 안팎이 걸립니다. 2028년 10%, 여기에 하류제품 180개 확대안까지 오면 대상 화주가 급증합니다.
"철강은 이미 쿼터·관세를 내니 CBAM은 별개" — 올해 7월 시행된 EU 신철강조치(쿼터 초과분 50% 관세)와 CBAM은 동시에 적용됩니다. 두 비용을 합쳐 EU향 단가를 다시 계산해야 합니다.
스카이 관세법인이 도와드리는 것
배출량 산정과 검증은 전문기관의 영역이지만, 그 출발점인 '우리 제품이 대상인가'와 '수출서류와 CBAM 자료가 서로 맞는가'는 관세·통관의 영역입니다.
HS·CN코드 기준 CBAM 대상 판정과 품목분류 정리
수출신고·원산지·선적서류와 CBAM 자료(CN코드·순중량·생산 사업장 정보)의 정합성 관리
LKH로지스틱스 연계 EU향 운송·통관 — 선적 단위로 물량·중량 데이터 정리
EU 바이어가 보낸 요구 양식 검토와 대응 순서 안내, 정부 지원사업 연결
"우리 제품이 CBAM 대상인지", "바이어가 요구한 양식에 무엇을 채워야 하는지"부터 편하게 문의 주세요. 대EU 수출 화주의 상황에 맞춰 순서를 잡아 드립니다.
담당 · 정예린 관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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